드림팩토리
소크라테스의 변명 (플라톤/황문수 옮김) 본문
p.16
그래서 나는 그가 현명해 보일 뿐 사실은 현명하지 않다는 것을 그에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 나는 그의 미움을 샀고, 그 자리에 동석해서 내 말을 듣고 있던 사람들도 내게 적의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와 헤어져 돌아오면서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도 나도 아름다움이나 선함을 사실상 모르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그보다는 현명하다고. 왜냐하면 그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모르면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그보다 약간 우월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사람보다 현명하다고 알려져 있는 다른 사람을 찾아갔지만 결론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는 그와 그 밖의 많은 사람을 적으로 만들었습니다.
p.55~56
다시 한번 나는 그들의 호의를 요청하고자 합니다. 오, 나의 친구들이여, 나의 아들들이 장성했을 때 그들을 처벌해 주시오. 나의 아들들이 덕 이상으로 재산이나 다른 일에 관심을 갖는다면, 나는 여러분을 시켜서 내가 여러분을 괴롭힌 것처럼 그들을 괴롭 힐 것입니다. 또한 나의 아들들이 사실은 보잘것없으면서도 훌륭한 체하면, 여러분은 내가 여러분을 꾸짖은 것처럼, 그들이 반드시 돌봐야 할 일을 돌보지 않고 사실은 보잘것없으면서 훌륭한 체한다고 그들을 꾸짖어주십시오. 그리고 당신이 그렇게 해준다면 나와 나의 아들은 당신에게서 정당한 대우를 받은 것이 됩니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각기 자기의 길을 갑시다. 나는 죽기 위해서, 여러분은 살기 위해서,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오직 신만이 알 뿐입니다.
이 모든 일은 사소한 한가지 일로 시작 되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오랜 벗인 카이레폰이 델포이로 가서 소크라테스보다 더 현명한 사람이 있는지 신탁을 구했는데, 답이 더 현명한 사람은 없다고 나온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소크라테스는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각지를 돌아다니며 본인보다 현명한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번번이 현명하다고 칭송 받는 사람들은 현명해 보일 뿐 사실은 현명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 설명을 해주며 많은 적을 만들게 되어 결국에는 재판장에 끌려 오게 됩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책은 이 재판장에서 소크라테스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겸손하게 말하는 듯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본인의 목숨이 걸린 재판장에서 본인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본인의 의견을 피력합니다. 미사여구를 동원하거나 억지눈물을 연출하기 위해 가족을 끌어들이지 않고 담백한 사실과 아울러 본인의 소신을 여과없이 드러냅니다. 결국 재판장의 결론은 사형으로 판결나지만 죽음앞에서도 소크라테스는 의연하게 받아들입니다. 친구들에게 본인의 아들들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꾸짖어 달라고 이야기하며 본인은 죽음으로 걸어 갑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음앞에서 소크라테스처럼 용기 있게 본인의 소신을 지키며 이야기할수 있을까?
재판장에서 소크라테스가 하는 이야기는 모두 앞뒤가 맞고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주장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본인들이 소크라테스보다 덜 현명하다는 사실에 화가난 사람들은 그를 사형으로 처리한다.
현재도 얼마나 불합리한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 지고 있는지 뉴스만 봐도 알 수 있다.
법 없이도 살 소크라테스가 아이러니하게 법때문에 죽는 이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크라테스는 법이 결정한 사형을 받아 들인다.
난 어쩌면 매번 살아가면서 타인의 눈치를 보고 나의 소신보다는 남들의 미움을 받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러고 있다.
어떤 책 제목처럼 미움받을 용기를 소크라테스는 가지고 있으면서 본인의 소신과 믿음을 굳건히 지켜나갔다.
내 나이 40세. 불혹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라고 하는데 여전히 40대의 나는 쉽게 미혹된다.
앞으로 고전과 다양한 책들을 읽어나가면서 소크라테스처럼 강인한 정신과 용기, 신념을 가질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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