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고 나서 한강이 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기 어렵게 되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 흰을 먼저 접하고 두번째 책인 채식주의자를 읽게 되었다.
두꺼운 책이 아니기 때문에 다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다 읽고 난 뒤에 소감은 내가 과연 친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줄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다는 거다.
이미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았고
어쩌면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 결정적인 책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받은 느낌은 기괴하다 라는 거다.
물론 내가 문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문외한이라 그럴수도 있겠지만
주인공인 영혜가 꾸는 선명한 꿈들에 대한 디테일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분명 흡입력있게 읽어내려갔지만 형부와 처제의 관계도 불편하다.
과연 이 책은 뭘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
흘리듯 나오는 아버지의 폭력성과 가부장이 문제였을까?
정말 영혜는 미쳐버린게 아닐까?
저자는 어렸을때 아버지의 폭력을 경험했던걸까..
왜 청소년 유해도서로 결정했는지도 사실 난 이해가 되었다.
섹스의 적나라한 표현들과 부도덕적인 관계성을 아직 어린 친구들이 읽게 되어 받을 충격을 생각한다면
유해도서라기 보다는 조금더 자아가 성숙된 나이가 되었을때 읽는게 더 낫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 책을 읽자마자 곧바로 김영하의 읽다 책을 보고 있다.
거기서 보면 그런 말이 나온다.
소설이 반드시 교훈을 줄 필요는 없다고 말이다.
p.101
그러니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주제나 교훈을 얻기 위함도 아니고 '감춰진 중심부'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도 아닙니다. 소설을 읽는 동안 우리는 분명히 어떤 교훈을 얻은 것 같기도 하고, 주제를 찾아낸 것 같기도 하고, '중심부'를 열심히 찾아 헤매다 얼추 비슷한 곳에 당도한 것도 같은데, 막상 다 읽고 나면 그게 아니었다는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p.103
그러므로 좋은 독서란 한 편의 소설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 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작가가 만들어놓은 정신의 미로에서 기분좋게 헤매는 경험입니다.
오히려 채식주의자를 읽고 답은 나는 김영하의 읽다 산문집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기분좋게 헤매는 경험이었다기보다 약간은 불쾌한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수 없는 일이어서
솔직히 다시 읽고 싶은 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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