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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친해지자

데미안 [헤르만헤세 지음, 전영애 번역]

꿈꾸는워킹맘1 2024. 12. 23. 08:03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p.222

붕대를 감을 때는 아팠다. 그때부터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이 아팠다.그러나 이따금 열쇠를 찾아내어 완전히 내 자신 속으로 내려가면, 거기 어두운 거울 속에서 운명의 영상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거기서 나는 그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나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그와 완전히 닮아 있었다.그와, 내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와. 

 

분명히 중고등학교 시절 읽었을 책이었을텐데

지금 다시 읽어본 데미안은 마치 처음 본 책처럼 생경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고도를 기다리며" 같이 의아하거나 무슨 말을 하는지 알수 없는 그런 책도 아니었다.

 

직감적으로 이 책은 여러 번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도 잘 만들어진 책이었다.

 

데미안은 주인공이 데미안이 아니라 싱클레어다. 

아마도 싱클레어는 헤르만헤세 본인을 투영해 만든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유년시절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밝은 세계만을 알던 싱클레어가 

우연히 동네 불량배에게 거짓말을 해 발목이 잡히면서 

갑작스럽게 어두운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다 학교에서 알게된 신비한 느낌의 데미안이 어떻게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불량배를 잘 정리해 주어 드디어 속박에서 벗어나게 된다.

 

데미안을 통해서 싱클레어는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되고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로 술집을 드나들며

선과 악으로 나누어진 세계가 있다면 어두운 세계속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마음을 뺏긴 소녀를 보게 되어 

다시 어두운 세계에서 밝은 세계로 돌아와 

다시 학업에 전진하게 된다.

 

그 뒤로 다시 데미안과 조우하게 되고 데미안의 엄마 에바부인을 통해 

본인이 꿈 꾸던 여인이 데미안의 엄마 에바부인이라는 걸 알게 된다.

 

결국 소설 마지막에는 전쟁으로 인해

데미안이 죽게 되지만

그로 인해 싱클레어는 본인의 자아를 깨닫고 자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다.

 

나는 성선설과 성악설중에 성악설을 믿는 편이다.

막 태어난 아이들 어린이들은 티끌없이 깨끗하고

어두운 세계따위는 모르는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지만,

성장하면서 이타적인 마음보다는 이기적인 마음이 더 크고 

어두운 세계가 있지만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기 위해서 억제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소설 속 싱클레어도 화목한 가정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별 걱정 없이 지냈지만

성장하면서 어두운 세계를 접하고 본인 스스로 내면의 갈등을 겪게 되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데미안이라는 나에게 강력한 힘을 주는 친구를 통해

싱클레어는 자아를 찾아내게 된다.

 

어쩌면 싱클레어는 운이 좋은지도 모른다.

어렸을적 어른같은 데미안을 만나 영향을 받고

우연히 예쁜 소녀를 만나 어두운 세계속으로 더 깊이 빠져 들지 않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에바부인을 만나 불같은 사랑을 경험하게 되고

끝내는 타인의 도움없이 나 자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다.

 

나 또한 살면서 여러가지 마음의 길을 보게 되고 길을 잃고 길을 찾는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것은 싱클레어처럼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 모두 해당한다.

 

과연 어떤 사람이라도 인생을 살면서 밝은 면만 보고 밝은 세계속에서만 살수 있을까?

 

내 딸아이도 싱클레어처럼 치열하게 고민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자아를 찾게 되는 경험을 하길 소망한다.

 

다만, 어두운 세계에 있는 시간은 너무 길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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