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 '키케로 노트'를 읽고 나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다시 읽고 싶어졌다.
점심시간에 양재도서관에 가서 검색을 해봤는데 군주론은 다 대출이 되어있고 관련하여 이 책이 보였다.
사랑받기보다 차라리 두려운 존재가 되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인생철학 '군주론'

p.33
결론적으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 -> 겁의 상실 (대담성) -> 창의성의 발현 -> 문제 해결 능력 강화 라는 맥락이 완성된다.
보통 우리는 미래를 철저하게 대비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걱정을 사라지게 함으로써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정반대이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걱정이 사라지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계획이 간결해야 실행이 활기차다”
p.111
군주가 음모에 대비할 수 있는 최선의 안전책들 중 하나는 시민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 것이다. 시민이 군주에게 호감을 품고 있다면 군주는 음모에 대해서 걱정해야 할 이유가 별로 없지만, 시민이 적대적이고 그를 미워한다면 매사에 모든 사람을 두려워해야만 한다.
p.123
(루이9세는) 왕이 직접 적개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는 중립적인 제3의 심판 기관을 내세워 귀족들을 견제하고 시민들을 보호했다. 군주와 왕국 자체를 강화하는 데에 이보다 더 신중한 조치나 적절한 제도는 있을 수 없었다. 군주는 미움을 받는 일은 타인에게 떠넘기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
p.144
(페르난도 2세는) 항상 거창한 일들을 계획하고 성취했는데, 이로 인해서 그의 시민들은 항상 사태의 귀추를 주목하면서 긴장과 경이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행동은 쉴 새 없이 계속되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그에게 반란을 시도할 만한 시간적 여유조차 가질 수 없었다.
현명한 군주는 적대적인 세력을 부추길 수 있는 기회라면 무엇이든지 교모하게 활용하고, 정작 군주가 그들을 격파했을 때 그의 명성과 권력은 더욱 증대된다.
결국 꿈을 크게 그리고, 그것을 대대적으로 공표하면서 주도적으로 나아가며, 그렇게 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을 자기 자신에게 집중시키라는 것이다. 그러면 모두의 경탄을 자아내고, 당신이 가진 꿈의 크기를 높이 평가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p.153
군주론에는 딱히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애매한 갈등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언급도 있다. 마키아벨리는 매우 의외의 방법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바로 ‘시간 끌기’라는 전략이다. 언뜻 치사해 보이는 이미지도 있다.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간 끌기는 의외로 매우 과학적이면서 효율적이다.
p.159
이미 잘 알다시피 군주론 곳곳에서 마키아벨리는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적응성과 유연성을 강조하였다. 다만, 프루덴차라는 개념 안에는 단순히 ‘변화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는 것 이상으로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복잡한 정치 상황과 시대 변화에 따라 주도면밀하게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내는 능력에 가깝다.
p.160
어떤 군주의 성격이나 능력은 전혀 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흥했다가 내일은 망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나는 군주의 대처 방식이 시대의 상황에 적합할 때 성공하고, 그렇지 못할때 실패한다고 믿는다. 어떤 사람이 참을성 있게 행동하고 시대와 상황이 그의 처신에 적합한 방향으로 변화하면 그는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시대의 상황이 다시 변하면, 그는 자신의 방식을 변화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할 것이다. 그리고 충분히 이런 변화에 맞추어 행동하는 방법을 알 만큼 지혜로운 사람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다.
p.162
이를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마키아벨리는 ‘유능한 궁수’에 관한 비유를 들고 있다. 유능한 궁수는 멀리 있는 목표물을 향해 활을 쏠 때 과녁보다 ‘조금 더 위로’ 활을 겨냥한다. 거리가 먼 만큼 중간에 화살의 힘이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즉, 화살의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변화’를 염두해 두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조금 더 위로’ 활을 쏜다는 이야기다. 바로 이러한 행동이 변화하는 시대에도 자신이 애초에 목표했던 것을 실효적으로 달성해내는 지혜, 프루덴차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감명깊은 부분은 '프루덴차'개념이었다.
쉬운 말로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지만 사실 내면은 그것보다는 조금 더 복잡하다. 사람은 본래 변화에 능숙하게 적응하는 존재가 아니다. 사람들은 과거 성공했던 기억과 경험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 다음번에도 동일한 방법을 쓰려고 한다. 상황이 그때와 달라졌지만 상황에 맞춰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떠올랐다. 전 회사 상사였는데, 아주 유능해서 결국 부사장의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분은 과거 신생 미국 브랜드에게 그에 어울리는 customized proposal을 하고 그 이후 모든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되었다. 이 작은 미국브랜드는 그 당시 직원이 3명밖에 없었지만 그 이후 엄청나게 성공해서 로레알에 인수되게 된다. 그 미국브랜드가 커가면서 당연스럽겠지만 이 회사도 아주 크게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그 분은 그 성공스토리에 고무되어 제2의 신생 미국브랜드를 찾으려 애썼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이후에 제2의 성공한 미국브랜드는 탄생하지 않았다. 어쩌면 과거와는 달라진 현재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고 과거 성공스토리에 매달려 실패한 것이 아닐까?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부터 돌아보고 변화하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도록 노력해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근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논어'가 읽고 싶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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